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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동네, 6개월간 10명이 넘게 사라지는 연쇄 실종사건이 발생한다.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인적 드문 골목의 맨홀 뚜껑에서 머리카락과 핏자국, 그리고 구두가 발견된다. 길 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람들, 그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맨홀>은 우리가 매일 밟고 지나다니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곳, 맨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상상력을 담았다. 영화에서 보이는 맨홀은 우리 상상보다 거대한 미지의 공간이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고, 미로처럼 복잡해 한번 빠지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다. 게다가 앞이 보이지 않는 맨홀 안을 헤매는 사람들이 야간 투시경과 CCTV를 통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누군가에게 쫓긴다는 극한의 상황은 관객들을 알 수 없는 공포로 몰아간다.
맨홀 뚜껑의 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그 위를 지나는 행인은 맨홀에 갇힌 사람들에게는 그저 희망고문일 뿐이다. 소리가 완벽하게 차단돼 맨홀 안에서 아무리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러도 길 위에서는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맨홀이란 독특한 공간과 다양한 촬영 기법은 흥미진진한 추격전을 완성한다. 곳곳에 설치된 덫과 수로, 사람 한 명이 겨우 기어갈 수 있는 좁은 환풍구와 물이 고인 하수구 등은 추격전에 긴장감을 더한다.
이 영화는 연출을 맡은 신재영 감독의 색다른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여자들이라면 하이힐의 굽이 맨홀 구멍에 껴서 빠지지 않는 당혹스런 경험이 한번쯤 있다. 또 늦은 귀갓길,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서 느껴지는 묘한 기운에 앞만 보고 달려본 적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이힐 굽이 단순히 실수로 빠진 게 아니라 맨홀 아래에서 누군가 굽을 잡아당긴 것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 발밑에서 누군가 나와 같이 걷고 있는 것이라면 과연 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신재영 감독은 항상 우리와 함께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공간, 맨홀로 눈을 돌렸고 여기에 독특한 상상력을 가미해 <맨홀>을 탄생시켰다.
영화의 제2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맨홀은 우리들의 일상 가까이에 있기에 현실적인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더없이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오늘도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맨홀이 두려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지점을 사실감 있게 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제적인 공간 창조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40여 명에 달하는 배우와 스태프는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하고 직접 맨홀 안에 들어가 촬영을 하는 모험을 감행했고,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맨홀 안에서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최대한 실제에 가까운 세트를 지었다.
스태프들은 맨홀 안을 답사하고, 하수도 도면과 해외 하수도 사진을 참고해 미로처럼 꼬인 세트를 짓고 각각의 공간을 연출했다. 힘든 공정 끝에 물이 흐르는 하수도를 재현했고, 낚싯줄 덫과 놈의 아지트 등 기이한 공간들의 조합으로 맨홀이 갖는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또한 가로등, 맨홀 안 하수구 등에 실제로 사용하는 조명기기를 이용해 보다 사실적인 빛을 만들어영화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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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0-10 11: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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