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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존 말코비치 되기>로 재기발랄함을 뽑냈던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멋진 영화를 내놨다. 감히 새로운 영화라고 부를 만한 정도다. 주제는 바로 인간과 컴퓨터 운영체제 간의 사랑이다. 얼핏 보면 무슨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은데, 영화를 보면 너무나 말이 됨을 알게 된다.
무대는 가까운 미래의 미국이다. 테오도르는 소통 부재의 시대에 남들을 위해 사랑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소위 대필작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자신은 아내와 이혼 소송 중에 있다. 어느 날 새로운 인공지능형 컴퓨터 운영체제(OS)을 구매해 컴퓨터에 깔고 여성 음성을 선택한다.
이제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동거가 시작된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를 이해하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발전해 가며, 그의 일을 빠른 속도로 도와준다. 몸이 없는 사만다와의 소통은 음성으로만 가능한데 관객들마저 음성만으로 소통하는 사만다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테오도르 역시 사람으로 치자면 거의 이상형이라 할 만한 사만다의 완벽한 파트너 역할에 씨어도어는 신뢰를 넘어 애정을 갖게 된다. 뛰어난 직관과 경험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의식을 갖고 인간화돼 가는 사만다도 테오도르에게 무한한 애정을 품는다.
일반적으로 영화라면 일차적으로 시각에 의존하는 매체인데, 이 영화에선 청각이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여주인공이라 할 사만다의 모습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에도 생생하게 그녀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관객들에게는 흥미로 다가온다. 이는 스칼렛 요한슨의 생생한 목소리 연기 덕으로 이 영화를 통해 스칼렛 요한슨은 로마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영화제에서 주연상 수상자가 되는건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거의 테오도르 혼자 이끌어가는 일인극같은 영화로, 대화가 무척 많고 심지어는 암흑 속에서 대화만 오가기도 하는 영화인데 지루하지가 않다. 대화 속에 유머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출신의 록밴드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음악도 영화가 청각적으로 살아나는 데 일조한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이 영화에게 온라인으로 데이트를 하고 대화를 텍스트로 대신하는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을 가감 없이 희롱한다. 주인공이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 역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놉시스>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아내와 별거 중이며 이혼절차를 밟고 있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의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구입하게 되고, 사만다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점점 깊은 속내를 털어놓으며 사만다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결국 사만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테오도르. 그러나 이를 이해하지 못한 부인은 테오도르에게 진짜 감정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몰아붙인다. 혼란스러워진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냉랭하게 대하고, 마침 테오도르의 앞에는 아름다운 여성 에이미가 나타난다.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는 에이미가 등장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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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5-19 12: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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