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김새, 얼굴 모습, 또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의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일. 바로 관상이다. 신라 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전해지는 관상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유행하며 관상학으로 발전했다.
관상에 대한 관심은 과거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도 관상을 믿고 있고 관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좋은 상(相)과 나쁜 상을 구별하고, 좋은 상이 되기 위해 애쓴다. 게다가 성형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좋은 짝을 만나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그에 적합한 상으로 성형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시대를 불문하고 관상은 은연중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풍습이자 뿌리와도 같다.
이러한 관상이 영화의 소재로 다뤄진다. 영화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관상이라는 큰 기둥을 중심으로 시대를 뒤흔든 역사적인 사건과 역사의 광풍 속으로 뛰어든 사람들의 기구한 운명, 뜨거운 부성애, 각기 다른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욕망을 골고루 담아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만든다. 특히 관상가가 궁에 들어가 인재를 등용하는 일에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고, 나아가 관상으로 역적을 찾아낸다는 설정은 관상이라는 소재와 역사적 사건과의 깊은 연관성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관상>은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원동력은 바로 화려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배우들의 면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까지 <관상>은 그 어떤 영화들에서도 볼 수 없었던 꿈의 캐스팅을 실현해 관객들로 하여금 캐스팅만으로도 믿고 볼 수 있는,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일찍이 정평이 나있다.
배우 송강호는 조선 최고의 관상가 내경 역을 맡았다. <살인의 추억>, <괴물> 최근 개봉작인 <설국열차>까지 막강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그는 <관상>에서 유머와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신들린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도둑들>에서 호흡을 맞춘 이정재와 김혜수는 각각 왕이 되려는 야망가 수양대군과 눈치로 관상을 보는 기생 연홍 역으로 합류했다. 적수 없는 흥행 파워를 검증한 이정재와 김혜수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역, 팔색조 매력의 기생으로 분했다.
여기에 <타짜>, <돈의 맛> 등 작품 속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한 백윤식은 왕을 지키려는 신하 김종서 역을 맡아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건축학개론>으로 지난해 신인상을 휩쓴 블루칩 조정석과 최근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통해 대세남으로 떠오른 이종석이 내경의 처남 팽헌과 내경의 아들 진형 역을 맡아 극의 젊은 피를 담당한다. 이처럼 한국영화 사상 최강의 캐스팅을 자랑하는 <관상>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